ADHD Support
조용한 ADHD 증상, 아이와 어른에게서 놓치기 쉬운 신호와 자가 체크
조용한 ADHD는 부주의 우세형을 부르는 말입니다. 아이와 어른에게서 각각 어떤 신호로 나타나는지, 집에서 해보는 자가 체크 항목과 그다음 단계를 정리했습니다.

이 글의 핵심 요약
조용한 ADHD는 정식 진단명이 아니라 과잉행동이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형태를 부르는 말입니다. 의학적으로는 부주의 우세형이라고 합니다.
떠들지 않기 때문에 학교에서도 집에서도 문제로 보고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발견이 늦습니다.
아이에게서는 멍함과 늑장으로, 어른에게서는 미루기와 잦은 실수로 나타납니다. 겉모습은 다르지만 뿌리는 같습니다.
집에서 해보는 체크는 진단이 아니라 진료를 받아볼지 정하는 자료입니다. 개수보다 지속 기간과 장소가 더 중요합니다.
이런 말씀을 자주 듣습니다.
"우리 애는 조용해요. 말썽을 피우는 것도 아니고요. 그런데 자꾸 멍하다고 하고, 숙제를 붙잡고 두 시간을 앉아 있는데 한 줄도 못 나가요."
요즘은 성인분들께서 이렇게 물으시기도 합니다.
"저는 어릴 때 조용한 아이였거든요. 그런데 회사에서 실수가 반복돼요. 이것도 ADHD일 수 있나요?"
두 질문은 같은 곳을 가리킵니다. 흔히 조용한 ADHD라고 부르는 형태입니다. 오늘은 이 형태가 아이와 어른에게서 각각 어떤 모습으로 나타나는지, 집에서 무엇을 어떻게 확인해 보면 좋은지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조용한 ADHD는 진단명이 아닙니다
용어부터 정확히 하겠습니다. 조용한 ADHD는 진단 기준에 있는 이름이 아닙니다. 의학적으로는 부주의 우세형이며 주의력결핍 우세형으로 부르기도 합니다.
ADHD는 부주의, 과잉행동, 충동성 세 축의 조합으로 나뉩니다. 이 중 과잉행동과 충동성이 거의 드러나지 않고 부주의만 두드러지는 경우를 부주의 우세형이라고 합니다. 조용한 ADHD라는 말은 이 유형이 과잉행동 없이 겉으로 조용해 보여서 붙은 이름입니다.
여기서 한 가지 오해를 풀어 두겠습니다. 조용하다는 것은 증상이 가볍다는 뜻이 아닙니다. 겉으로 드러나는 소란이 적을 뿐, 주의력 문제로 겪는 어려움까지 덜하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발견이 늦어 어려움이 쌓이는 기간이 길어집니다.
왜 늦게 알아보게 될까요
이유는 단순합니다. 조용한 아이는 민원이 생기지 않습니다.
교실에서 돌아다니는 아이가 있으면 보통 보호자에게 바로 연락이 갑니다. 반면 자리에 앉아 창밖을 보는 아이는 수업을 방해하지 않습니다. 선생님은 "얌전한데 집중을 좀 안 해요" 정도로 전하고 보호자는 "원래 차분한 아이"로 받아들입니다. 그렇게 몇 해가 지나갑니다.
그러다 학습량이 크게 늘어나는 시점에 성적이 무너지거나, 아이가 스스로를 "머리가 나쁜 사람"으로 정리해 버린 뒤에야 진료실에 옵니다. 이미 진단을 받으신 뒤 약물을 어떻게 볼지 고민 중이시라면 조용한 ADHD 진단을 받았다면, 약물 결정 전 살펴볼 것들을 함께 보시기 바랍니다.
아이에게서 보이는 신호
부모님이 관찰하실 수 있는 지점을 모았습니다.
시간에서 드러나는 신호
숙제를 시작하기까지 한참이 걸리고 시작한 뒤에도 진도가 거의 나가지 않습니다
준비물과 알림장을 반복해서 빠뜨립니다
아침에 옷을 입다가 멈춰 있는 일이 잦습니다
듣기에서 드러나는 신호
이름을 불러도 두세 번 만에 반응합니다
지시를 세 가지 하면 하나만 수행합니다
대화 중 시선이 자주 다른 곳으로 갑니다
결과물에서 드러나는 신호
아는 문제를 통째로 건너뜁니다
글씨가 중간부터 흐트러집니다
책을 읽었는데 내용을 설명하지 못합니다
제게 인상 깊었던 아이가 있습니다. 초등학교 6학년이었는데 안경이 부러져도 불편함을 느끼지 못할 정도로 주의가 흩어져 있었습니다. 부주의가 깊어지면 자기 몸의 불편까지 지나칠 수 있습니다. 떠들지 않는다고 해서 가볍게 볼 일이 아닙니다.
여자아이에게서 특히 놓치기 쉽습니다. 국제 연구를 종합한 검토에 따르면 아동기에 진단 기준을 채우는 비율은 여아가 남아의 절반에 조금 못 미치지만 성인기에는 그 차이가 크게 좁혀집니다(ADHD in girls and women, 2022). 같은 검토에서는 여아가 증상이 덜 드러나고 부족한 부분을 스스로 메우는 방식을 자주 써서 생활에 지장이 있는데도 임상에서 놓칠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어른에게서 보이는 신호
같은 부주의가 어른의 일상에서는 다른 옷을 입고 나타나곤 합니다.
마감이 닥쳐야 시작되고 시작하면 밤을 새워서 끝냅니다
회의 내용을 적었는데 무슨 뜻인지 나중에 모릅니다
메일과 메시지에 답하지 못한 채 쌓아 둡니다
지갑, 열쇠, 휴대폰을 찾는 데 매일 시간을 씁니다
집안일을 여러 개 벌여놓고 어느 것도 마무리하지 못합니다
상대의 말이 중간부터 들리지 않아 다시 묻습니다
스스로를 게으르다고 여겨 온 기간이 깁니다
마지막 항목을 특히 눈여겨보십시오. 조용한 형태로 지나온 분들은 자신을 의지가 부족한 사람으로 생각해 오기도 합니다. 노력의 문제가 아니라 주의력을 배분하는 방식의 문제일 수 있습니다.
다만 어른의 부주의에는 다른 원인도 많습니다. 수면 부족, 갑상선 질환, 우울과 불안, 과로로도 같은 모습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성인기 어려움만으로 판단하지 않고 어린 시절의 흔적을 함께 확인하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진단 기준은 증상이 12세 이전에 시작돼 있을 것을 요구합니다(CDC 임상 진료 기준).
집에서 해보는 체크
아래 항목은 진단 도구가 아닙니다. 진료를 받아볼지 정하는 데 쓰는 자료로만 봐주시기 바랍니다. 지난 6개월을 기준으로, 또래 아이나 같은 나이대 성인과 비교해 뚜렷하게 잦은 경우에만 표시하십시오.
세부를 놓쳐 실수가 잦습니다
하던 일에 주의를 유지하기 어렵습니다
말을 걸어도 듣지 않는 것처럼 보입니다
지시를 끝까지 따라 마무리하지 못합니다
일과 물건을 정리해 두기 어렵습니다
머리를 오래 써야 하는 일을 피하거나 미룹니다
필요한 물건을 자주 잃어버립니다
주변 자극에 쉽게 주의를 빼앗깁니다
해야 할 일을 잊어버립니다
세 가지를 함께 보셔야 합니다.
개수. 진단 기준은 16세까지 여섯 개 이상, 17세 이상은 다섯 개 이상을 봅니다.
기간. 6개월 이상 이어져야 합니다. 학기 초나 이사 직후처럼 환경이 크게 바뀐 시기라면 시간을 두고 다시 보는 쪽이 정확합니다.
장소. 집과 학교, 또는 가정과 직장처럼 성격이 다른 두 곳에서 모두 나타나야 합니다. 한 곳에서만 나타난다면 그 환경의 문제일 가능성을 먼저 살핍니다.
아래 구간은 표준 척도가 아니라 한눈에 보시도록 이 글에서 정한 기준입니다. 세 가지가 모두 해당하고 생활에 실제 지장이 있다면 위험군으로 보고 진료를 권합니다. 개수는 채우는데 한 장소에서만 나타나거나 기간이 짧다면 주의군으로 보고 수면과 환경을 정리한 뒤 다시 확인해 보십시오. 몇 개가 해당해도 생활이 무리 없이 굴러가고 있다면 안심군입니다.
병원에서는 이보다 정교한 척도를 씁니다. 국내에서는 한국어판 부모 및 교사용 ADHD 평가 척도(K-ARS)가 널리 쓰입니다. 부모용과 교사용이 나뉘어 있고 기준 점수도 따로 마련돼 있습니다(K-ARS 규준연구). 집과 학교에서 보이는 모습이 다를 수 있어서 양쪽 응답을 함께 봅니다. 집에서 한 체크만으로 결론을 내리지 않으시는 편이 좋은 이유이기도 합니다.
체크 이후의 다음 단계
위험군이나 주의군에 해당하신다면 순서는 이렇습니다.
기록을 모읍니다. 잠든 시각과 일어난 시각, 숙제를 시작한 시각과 끝낸 시각, 학교나 직장에서 지적받은 내용. 기억보다 기록이 정확하고 진료 시간을 크게 아껴 줍니다.
학교나 직장의 관찰을 확보합니다. 아이라면 담임 선생님의 이야기가 특히 중요한 자료입니다. 성인이라면 함께 일하는 분의 피드백이 비슷한 역할을 합니다.
수면과 시력, 청력을 먼저 확인합니다. 기본인데 자주 빠뜨립니다. 잠이 모자란 상태에서는 부주의 증상이 실제보다 크게 나타납니다. 확인 항목은 소아 수면 부족의 7가지 신호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진료를 예약합니다. 검사의 종류와 비용은 ADHD 검사 비용 단계별 정리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진료를 받는 것과 약을 시작하는 것은 별개의 결정입니다. 검사 결과를 보고 무엇을 할지 정하는 단계가 따로 있으니 진료 자체를 너무 무겁게 여기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조용한 ADHD와 그냥 내성적인 성격은 어떻게 구분하나요?
내성적인 성격은 주의력 자체에 어려움을 만들지 않습니다. 조용하지만 좋아하는 일에 오래 몰입하고 해야 할 일을 제시간에 마치며 물건을 잃어버리지 않는다면 기질의 문제로 보는 편이 맞습니다. 구분의 기준은 조용함이 아니라 일상이 굴러가는가입니다.
Q. 어른도 조용한 ADHD일 수 있나요?
가능합니다. 과잉행동은 나이가 들며 눈에 띄게 줄어드는 반면 부주의는 더 오래 남습니다. 그래서 성인 ADHD는 조용한 얼굴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성인의 진단과 치료 흐름은 성인 ADHD 가이드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Q. 성적이 나쁘지 않은데도 해당될 수 있나요?
있습니다. 이해가 빠른 아이는 부족한 주의력을 순간 집중으로 메우며 버팁니다. 학습량이 늘어나는 시점에 그 방식이 한계에 닿습니다. 관련 내용은 고지능 ADHD 증상에서 다뤘습니다.
Q. 딸아이가 얌전한데 성적만 떨어집니다. 검사를 받아야 할까요?
성적 하락 하나만으로 판단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위 체크에서 여섯 개 이상이 6개월 이상 이어지고 학교에서도 같은 이야기가 나온다면 진료를 권합니다. 여아는 증상이 덜 드러나 어린 시절에 놓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함께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Q. 조용한 ADHD도 약을 먹어야 하나요?
진단을 받았다고 모두 약을 시작하지는 않습니다. 나이, 지장의 정도, 동반된 어려움에 따라 달라집니다. 약물 결정 전에 가정에서 확인할 항목은 조용한 ADHD 진단을 받았다면에, 약 외의 선택지는 비약물 치료 4가지 선택지에 정리돼 있습니다.
참고 자료
Hinshaw SP, Nguyen PT, O'Grady SM, Rosenthal EA. Annual Research Review: Attention-deficit/hyperactivity disorder in girls and women. Journal of Child Psychology and Psychiatry. 2022;63(4):484-496. (PMID 34231220)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ADHD 임상 진료 기준(Clinical Care of ADHD)
김영신, 소유경, 노주선, 최낙경, 김세주, 고윤주. 한국어판 부모 및 교사용 ADHD 평가 척도(K-ARS)의 규준연구. 신경정신의학. 2003;42(3):352-359.
의료 정보 이용 시 유의사항
이 글은 일반적 정보 제공을 위한 것이며, 개별 환자의 진단이나 치료를 대체하지 않습니다.
위 체크 항목은 자가 확인용 자료이며 진단 도구가 아닙니다. 진단은 전문의의 진료로만 이루어집니다.
복용 중인 약의 조정이나 중단은 반드시 주치의와 상의하시기 바랍니다.
SmartDream은 의료기기가 아닌 웰니스 기기이며, 어떠한 질병의 진단이나 예방을 목적으로 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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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주의 우세형
- ADHD 자가진단
- 성인 ADHD
류한욱 원장, 소아청소년정신과 전문의, SmartDream 개발자. 자세히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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